출연 : 한석규, 김혜수 [더보기]
각본 : 손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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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극장에서는 보지 못한 영화. 평소 손재곤 감독의 팬임을 자처했던 나로서는 상당히 미안했었다. (...) 근데 왠지 보고 나니까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은 숙명이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연주는 죽은 남편의 가게와 집을 물려받은 과부. 외모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딸 성아와 함께 살고 있다. 놀고 있는 2층 방을 세를 내놓았는데, 도무지 나가지 않던 방을 보겠다며 어느 낯선 남자가 찾아왔다. 자신이 작가라며 찾아온 창인은 뭔가 제비같기도 하고, 사기꾼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연주는 일탈과도 같은 남자의 매력에 빠져들어간다.
창인은 사실 정말 사기꾼이다. 고미술품 전문 사기꾼인 창인은 20억짜리 골동품을 찾기 위해 연주의 2층집에 세들어 살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울증에 걸린 집주인 연주에게는 거짓 사랑을 고백하게 되고, 딸 성아는 수시로 학교를 땡땡이치고 자꾸 집에 있는다. 의뢰인의 재촉은 심해지고, 창인은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된다.
나는 손재곤 감독을 좋아한다. 데뷔작 '너무 많이 본 사나이'도 그렇고, '달콤, 살벌한 연인'은 몇 번이나 봤을 정도로 좋아한다. 대사를 치는 솜씨나, 상황을 만들어가는 재주가 참 부럽다. 그래서 이층의 악당은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손재곤 감독의 매력은 개그의 과감성이다. 이전의 두 작품에서는 '살인'이라는 소재를 떡 주무르듯 다루고 있는데, 뜨악한 감 없이 재미있게 소화해낸다. '이층의 악당'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그런 부분들이다. 손재곤 감독은 무슨 고민들이 그렇게 많았던 걸까. 센스있는 대사들은 여전하고 상황들도 잘 짜여지고 조연들도 하나하나 캐릭터들이 명확하지만, 영화의 끝맛은 영 씁쓸하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차기작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