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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태국 커피 체험기

지인이 커피를 좀 주겠다고 했습니다. 사양의 미덕을 배우지 못한 저는(…) 그러겠노라고 했지요. 그 지인도 아는 사람이 여행길에 사온 커피를 선물하니 거절하지 않고 덥썩 받았다고 합니다. 가서 보니 태국산 커피 같습니다. 타일랜드라고 써 있으니까 태국이겠지.

이건 분쇄커피입니다. 무슨 이름인지는 읽을 수가 없습니다.

개봉을 하니 초코향 같은 것이 솔솔 납니다. 뭔가 알갱이도 느낌이 묘합니다. 일단은 통에 옮겨 담습니다.

이건 원두 그대로 진공포장이 되어있습니다.

이후에 사실은 드립을 하는 과정이나 기타등등을 사진으로 찍을 계획이었지만… 음…

일단 분쇄커피의 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처음에는 초코향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맡을수록 뭔가 향신료 향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이게 별로 좋은류의 향이 아닙니다. 오래 맡을수록 역하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냄새에 이끌려서 온 동생도 옆에서 점점 괴로운 표정을 짓습니다. 왠지 포트 하나를 다 드립하면 후회할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절반 정도만 드립을 하고 맛을 봤습니다.

씁니다. 거의 고삼차 같은 느낌… 근데 뭔가 괴상한 향이 납니다.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순식간에 시음회가 복불복 분위기가 됩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신나서 통에 담았는데…. 다 버렸습니다… 통도 삶을려고(…) 싱크대 통에 담궈놨어요… 아 태국… 태국… 잊지 않겠다… 카페베네 너 참 괜찮은 커피였구나… 아아아….

뭐 어쨌든, 원두도 뜯어봐야죠. 냄새는 양호합니다. 부엌 가득 찬 이전 커피의 향 때문에 정확한 시향은 불가능합니다. 핸드밀로 갈아봅니다. 드립해봅니다. 시음해봅니다.

쓰네요… 근데 그냥 쓰기만 하다… 쪼끔 맛없는 커피… 동생과 '이건 먹을 수 있겠다' 라는 합의를 거쳐, 밀폐용기에 잘 담아두었습니다. 근데 이건 몇 번이나 먹을지.

의욕이 5분만에 사라지고 의무감만 남아서 적당히 마무리되는 태국 커피 시음기 끝. 그래도 누나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