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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건대] 이자카야 '오지 Aussie'

R군과 함께 건대의 이자카야 오지를 찾았습니다.

찾아가는 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2번출구에서 건대 맛의 거리로 들어가서, 첫번재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들어가다보면 있습니다.

다만 가게가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라 저 동그란 '오지'라는 간판을 찾으시면서 들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어일 것 같은 이름이지만 사실 호주랑 관련있는 이름입니다.


가게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벚나무. 제법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 날 찍은 사진은 이 나무를 배경으로 하기만 하면 성공하더라는 성공신화를 제공해 준 나무입니다. (...)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습니다. 왼쪽으로 살짝 캥거루 가죽 같은게 보이는데.. 저게 유일한 호주의 흔적입니다. (...)


테이블 위에 곰 한마리가 대롱대롱..


아사히 미니캔들

윗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좌석 수는 그리 많지 않은 아담한 사이즈의 이자까야입니다.
분위기도 좋고, 조용하고, 퇴근 길의 한잔으로도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과의 약속장소로도 적절할 것 같습니다.


마침 방문했던 날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을 개시하는 날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맥주이기도 하고, 국내에서 생으로는 마시기 힘든 맥주인지라 망설임 없이 주문.


기본찬


...인 줄 알았더니 이것까지가 기본찬이더군요. 시작이 좋습니다.


아게다시 토후. 10,000원.


연두부를 튀겨 간장과 가쓰오부시로 맛을 냈습니다.
두부가 부들부들하니 식감이 좋고 간도 세지 않아 맥주와 잘 어울립니다.
저야 식당에서 연두부 나오면 몇접시씩 비워버리는 연두부 킬러라 이 메뉴의 선택은 후회의 여지가 없었죠.


항상 기대를 하고 시키지만 실망하기 쉬운 고로케. 왠지 제대로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시켜보았습니다. 7,000원.

바삭바삭하게 잘 튀겨져서 나왔습니다. 일단 외관상 합격.
속을 쪼개놓은 사진을 깜빡했는데... 달달한 으깬감자가 속에 가득 들어있습니다.
옆에 소스는 카레인데, 이건 취향을 좀 탈 것 같더군요. 저는 안 찍어서 그냥 먹는게 더 맛있었습니다.

이로서 든든하게 속은 채웠고, 본격적으로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잔 세팅. 사케로 달립니다.


일본명주특선이라고 써진 주류 메뉴판이 별도로 있습니다. 추천을 부탁했더니 쇼치쿠바이 타쿠죠라는 사케를 추천해 주셨네요. 술을 잘 못하는 R군도 부드럽다 부드럽다 하면서 잘 마셨습니다. 무난하고 좋은 사케였네요. 가격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R군은 걸어다니는 신호등이 되었다는 후문..)


비프 치킨 데리야끼. 15,000원.

교촌치킨의 간장치킨을 좋아한다면 분명 좋아할 맛입니다. 많이 짜지 않으면서 짭쪼롬한 치킨이 부드러운 식감으로 튀겨졌습니다. 금방 느끼하기 쉬운 메뉴인데 야채가 듬뿍 있어서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치킨


이것이 비프.

소고기는 튀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튀겨져 있습니다. 다만 치킨과 번갈아가면서 먹으면 치킨에게 압도적으로 포스가 밀리는 느낌. 소고기의 굴욕입니다. 어쨌든 닭고기도 소고기도 포기할 수 없는 R군은 치킨을 먹다가 한번쯤 기분전환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군요.


시원하게 나왔던 사케가 점점 공기에 덥혀지고, 얼음 도쿠리를 가져다 주시더군요. 콸콸콸 채워넣습니다. 취기가 오른 R군이 주酒님을 약간 흘리고 말았습니다.

타이밍을 놓쳤는데... 사장님이 불쇼를 선보이시며 맹렬히 요리하십니다. 무엇인고 하면...


삼겹살 숙주 볶음입니다. 12,000원.

이렇게 든든한 양인 줄 알았으면 초반에 밥 대신으로 시켜도 될 뻔 했습니다.
불쇼가 아깝지 않게 불맛이 나서 안주로 아주 적절합니다.


사진으로 영 맛이 나지 않아 일단 근접샷... 김이 모락모락 나는게 찍혔어야 하는데..


숙주가 아삭아삭하게 숨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습니다.


이미 뱃속은 포화상태가 되어가지만 새우님을 시켜봅니다. 왕새우 튀김. 15,000원.

전문 덴뿌라집의 바삭한 튀김에는 조금 못 미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근데 새우 자체가 매우 훌륭합니다. 새우에서 단맛이 납니다.
이 즈음에서 사케가 다 비워지고, 혼자서 맥주 한잔을 더 먹었습니다.
겨우 맥스 생맥 따위라서 사진을 안찍은 건 아니고 (...) 찍은게 흔들려서 못 쓰겠더라고요.


가게가 한산해지니 사장님이 나와서 말도 걸어주시고, 겸사겸사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어색한 미소가.. 으흐흐.
알바분이 굉장히 미남이라 사진을 한 장 찍고 싶었는데 극구 거부하시더군요. 아쉬웠습니다.


총평 ==

건대에 이런 가게를 이제 발견한 게 아쉽네요.
건대에 들릴 떄 마다 가장 우선적으로 방문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