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L- [01] 엄마는 여자보다 강했고, 누나는 엄마보다 무서웠다. 나보다 세 살 위인 누나를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일컫는다. '독한 기집애' 예쁘장한 생김에 여성스러운 성격, 아버지를 여의고 나와 엄마의 정신적 지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면서 약대까지 장학생으로 한번에 붙은 '강철의 천사'라는 식의 얘기들이다. 하지만 누나의 또 다른 이면을 생생하게 알고 있는 나로서는 쉽사리 인정하기 힘든 말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나와 누나는 부드러운 가풍과 아버지의 자유로운 교육 방침에 따라 자라났다. 다만 조금 문제라면 누나는 당차고 씩씩한 여장부로, 나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가 되어버린 것 정도. 그래서 친척 어른들은 우리 남매를 볼 때마다 '너희들은 성별을 바꿔서 태어났다' 라면서 놀리곤 했었다. 성격이야 어찌 되었든 어릴 적 나는 동네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는데, 그.. 더보기 이전 1 ··· 159 160 161 162 163 164 165 ··· 182 다음